2014년 9월 29일 월요일

[Deconstructor of Fun] Fates Forever


게임 개발사라면 e-sport의 중심에 있는 League of Legends (이하 LoL)과 같은 게임을 개발중에 있거나 혹은 만드는 것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해 봤을 것이다. Fates Forever (이하 FF)는 Hammer & Chisel 이라는 회사에서 해당 장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만든 게임이다. FF의 특이한 점은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a)장르를 처음 접하거나 이미 PC에서 유사 게임들을 충분히 즐긴 바 있는 유저 모두를 노리고 테블릿 전용으로 출시되었다는 점이다.

Fates Forever는 최신 iPad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만든 멋진 게임이다. 그러나 뛰어난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여타 PC기반 MOBA 게임들 수준의 많은 수의 챔피언들이나 경쟁 요소들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쉬운 접근성과 약간의 깊이감 또는 장기간 플레이 유도 장치들을 발견할 수 있다.

비지니스 관점에서 보자면 FF는 좆망했는데, 이를 지켜본 투자자들이나 다른 개발사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테블릿 기반 MOBA류의 잠재성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글의 목적은 왜 그렇게 순식간에 Fates Forever가 망하게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사견으로는 조만간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코어 게임들에 의해 테블릿 시장이 장악될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게임이라면 모든 유저가 아니라 코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정확히 노리고 제작될 필요가 있다.


게임플레이 - 불편한 조작에 발목 잡히다


MOBA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은 마치 FIFA시리즈와 같은 EA 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것과 같다. 각 플레이어는 팀 내에서 지정된 고유의 역할이 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팀단위로 행동했을 때 비로소 팀의 승리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독불장군식 플레이는 패배를 야기하거나 자신만 빈번히 눕게 될 뿐이다. 마치 FIFA에서 공격수가 볼을 쫒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과 같은 경우라고 하겠다. 공격수라면 offside 라인에 바짝 붙어 게임 중 몇 차례 찾아오지 않는 킬패스를 기다리다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 시키는 것이 주어진 사명인 것이다. 사실 스포츠 게임들의 경우 골키퍼, 공격수, 미드필더 등 각각을 부르는 명칭 자체가 게임 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려주고 있다.

반면 MOBA게임의 경우 본질적으로 이러한 역할을 한눈에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곤란하다 (사실 이때문에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들의 경우 좌절하거나 게임을 접게 만들기도 한다).


캐릭터  디자인


FF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동물을 테마로 챔피언들을 디자인하는 흥미로운 접근을 취했다.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MOBA 게임 초짜의 관점에서, 활을 지닌 여우를 처음 봤다면 아마도 빠르지만 약하고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캐릭터일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며, 마법봉을 들고 있는 달팽이의 경우라면 느리게 이동하며 마법을 통해 상대를 느리게 만드는 주문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캐릭터들에 대한 직관성을 제공하여 어떤 챔피언이 실제 게임 중 수행해야 하는 역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사실 PC 기반 MOBA게임들의 경우 이와 같은 디자인적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게임은 찾아보기 곤란한데, 생각해 보면 워낙 많은 챔피언들을 제공하는 만큼 현실성있는 방법이 아닐 수 있을 것이다.

Fates Forever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매력적이며 아름답게 디자인 되었다. 뿐만 아니라
훌륭하게 저마다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즉, 누구라도 활을 들고 있는 여우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딱 보면 대충 눈치깔 수 있다는 것이다.

FF는 탄탄한 캐릭터 디자인과 밸런싱을 갖고 있으며, 모바일에 적용하기 위해 과도하게 단순화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플레이 접근성을 갖고 있다. 직관적인 디자인 컨셉과 스킬 배치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즉각적으로 각 캐릭터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지 알아챌 수 있다. 그러나 상당기간 게임을 플레이한 후에 필자가 느꼈던 아쉬운점은 “난이도 있는” 캐릭터들의 부재이다. 알다시피, 독특한 스킬과 조작의 높은 난이도로 인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사용을 꺼려하지만, 일단 능숙한 플레이어의 손에 쥐어지게 되면 든든한 팀 멤버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엄청한 위력을 발휘하는 그런 캐릭터들 말이다.

맵 디자인

짜임새 있는 맵 설계와 캐릭터간 밸런싱은 MOBA게임 제작에 있어 양대 핵심요소가 된다. 


일반적으로, 작은 규모의 맵이라면 상대적으로 짧은 플레이타임만 필요로 하지만 필연적으로 전략적 요소 역시 희생되어야 한다. 반면, 큰 사이즈로 제작된 맵들의 경우는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특화된 캐릭터들에 대한 기획적인 가능성도 함께 제공한다.

FF에서 제공하는 맵들은 단지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매우 잘 디자인되었다.

FF는 양팀 사이에 정글이 배치된 3 vs 3 맵 하나만 제공하는데, 필자 생각으로는 테블릿용으로는 거의 완벽에 가깝도록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DOTA2 나 LoL을 한 판 하는데 필요한 시간의 대략 절반정도인 20분 가량 소요되는데, 지속적인 액션과 더불어 여러판을 플레이해도 부담없을 정도로 적당히 작은 사이즈라 생각되며, 동시에 다양한 전술적 게임 플레이와 특정 챔피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함 없이 다양한 캐릭터들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넓은 맵이기도 하다.

조작

맵과 캐릭터 디자인은 다양한 유저층을 수용하기에 적절한 반면, 조작에 있어서는 친숙한 탭 방식이 아닌 제스쳐 방식을 택하는 우를 범했다. 오해는 하지 마시라, FF에서 스킬 사용에 활용된 체스쳐 조작 중 일부는 대단히 마음에 드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불계열 법사 캐릭인 Dim으로 플레이할 때, 안에 있는 모든 적을 태우기 위해 손가락으로 드래깅하여 영역을 지정하는 것이 그 중 하나이다. 반면, 단지 파이어볼을 발사하는 기본 스킬 사용을 위해 매번 적을 향해 드래깅하는 것은 조낸 자연스럽지 못하다. 왜냐면, 이처럼 단순한 형태의 스킬사용이라면 단지 대상을 탭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Fates Forever에서 사용하는 체스쳐 기반 조작 중 일부는 대단히 훌륭하다.
불계열 법사인 Dim이 불질할 영역을 지정하는 경우가 좋은 예 되겠다.


MOBA류 게임이 매력적인 이유는 팀웍, 지식 그리고 조작 숙련도 등에 기반한 사람과 사람간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FF의 경우는 제스쳐 조작에 과도하게 집착한 관계로 한참 배틀이 달아올랐을 때 손발이 오그라들게 된다. 예를 들어, 흔히 카이팅(Kiting)이라고 알려진 무빙샷이라도 할라치면 ‘제스쳐 type-B’를 사용하여 스킬을 사용해야 하는데, 사실상 민첩한 조작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분명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상대적으로 스킬 사용이 간편한 캐릭터들에게 어드벤티지를 주어버린 결과가 되었다.

개인적 의견으로, Hammer & Chisel의 개발자들이 혹시 이 글을 본다면 굳이 전체 스킬 중 약 90%나 제스쳐 컨트롤을 적용할 필요가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리텐션 - 간신히 최소한의 장치만…


MOBA류와 같은 경쟁형 게임들의 경우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스킬들을 마스터하고 결과적으로 능숙한 조작을 통해 게임에 승리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여 게임을 지속하게 만든다. 또 다른 MOBA 류에서 사용하는 리텐션 확보 요소는 뒤에 monetization 부분에서 한번 더 언급될 ‘champion cycle’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형적인 MOBA류 게임의 리텐션 확보 장치와 더불어 FF는 유저들의 게임 충성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4가지 추가적인 성장 메카닉을 도입했다.

Fates Forever 첫 화면은 순위표부터 일일 퀘스트, 최근 전투 결과 등 거의 모든 게임내 정보를
한방에 뿌려주는 바람에 플레이어가 ‘헉’ 하고  질려버리게 만든다.
물론, 좋은 점도 있는데 이를테면 통합 커뮤니케이션 바 같은 경우는 즉시 채팅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경험치

매판을 끝낼 때마다 플레이어는 경험치를 얻게 되며, 획득하는 경험치량은 배틀에서 해당 플레이어가 얼마나 높은 기여도를 가졌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또한, 플레이어는 레벨업을 통해 장착 시 챔피언의 능력을 높여주는 Relic이라 불리는 아이템을 언락할 수 있다. 예를들어, ‘수호 렐릭’을 장착할 경우 전투 중 영웅이 받게되는 데미지량을 상당히 경감시킬 수 있다. 물론 한 번에 하나의 Relic만 선택할 수 있다.

SOFT CURRENCY

매판을 끝낼 때마다 플레이어는 Ore라는 것을 얻게되는데, FF에서의 사용되는 soft currency에 해당한다. Ore는 새로운 영웅 캐릭터를 구입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이 때 얻게 되는 Ore의 량은 플레이어가 해당 배틀에서 수행한 기여도에 따라 달라진다.

근데, 배틀에서 이기건 지건 플레이어가 얻게 되는 soft currency (Ore)의 량은 사실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필자는 이러한 보상체계를 “공산주의 보상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전반적으로, FF에서 Ore의 밸런싱은 엉망이다.

첫 째, 획득하는 Ore의 양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쉽게말해, 어떤 플레이어가 배틀을 지배할 정도로 월등한 플레이를 펼쳤건, 배틀이 끝날때까지 구석에 짱박혀 잠수를 탔건 결과로 받게되는 보상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즉, 승리로 배틀을 이끌어 므흣했던 기분이 보상 때문에 조져버리는 것이다.

둘 째, 별다른 이유없이 각 영웅 캐릭터의 구입 가격이 상당히 차이가 나는데,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방식이다. 

굳이 MOBA게임에서 이처럼 챔피언간 가격을 차등해야 하는 한가지 합리적인 이유를 찾는다면, 다루기 어려운 캐릭터일수록 높은 가격을 할당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규 유저가 혹시라도 실수로 다루기 까다로운 캐릭터를 구입하여 게임 적응에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초심자는 자연스럽게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조작이 용이한 캐릭터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보다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일 퀘스트

Hearthstone에서와 같이 FF 역시도 플레이어들에게 “일일퀘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Hearthstone과는 달리 FF의 퀘스트의 밸런스는 엉망이며, 특히 비과금 유저들에게는 심각한 좌절감을 안길 수 있다. 예를들어, 특정 챔피언이 없다면 절대로 완수할 수 없는 일퀘가 그런 경우이다. 게임내 모든 캐릭터를 구입한 사람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그렇지못한 유저들은 이런 상황에 심각한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하면, 해당 퀘스트를 클리어하는데 필요한 캐릭터를 구입하려면 Ore가 필요한데, 캐릭을 사기위해 Ore를 얻으려면 신규 캐릭터가 필요한… 모순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캐릭터 경험치

레벨업을 통해 Relic을 unlock하기 위한 경험치바 외에 각각의 챔피언들에도 별도의 경험치바가 있다. 그런데, 캐릭터 레벨을 올림으로써 무엇을 얻게되는 지 전혀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FF의 UI는 툴팁이나 설명을 생략한 부분들이 많은데, 결국 이는 플레이어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캐릭터 경험치바 같은 경우가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FF에 존재하는 리텐션 메카닉들은 얼핏 보기에 잘 고려된 듯 하다. 그러나,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그 역할이 미약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동작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 어떠한 이벤트나, 경쟁요소, 길드 또는 리그전 같은 것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승자에게 아무런 보상도 따르지 않는 글로벌 주간 랭킹 정도만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듯, 승패 결과에 따른 아무런 보상의 차등도 없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FF의 리텐션은 오직 챔피언 사이클에만 의존할 뿐이다. (역: 특정 챔피언에 대한 홍미가 떨어지고 나면 더 이상 플레이를 지속하게 만들 요소가 없다는 의미)


소셜 요소 - 그리고 그것의 부재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또는 대항하여 플레이 하는 것이야 말로 MOBA류 게임의 참된 재미이자 중독 요소이다. 그러나 FF에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팀을 구성하게 해주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팀단위 경쟁도 발생하지 않는다.

소셜기능은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더구나 테블릿 전용 게임의 경우 user acquisition 비용은 특히 비싸기 때문에, FF 개발팀은 소셜 기능에 기반하여 게임이 자체적으로 신규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적 창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파티 플레이

테블릿 기반 MOBA게임이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필수 요소중 하나는 랜파티 구성이 손쉽다는 점이다. 거의 모든 사람은 iPad를 갖고 있다. 실제로 잡지 한권 정도의 무게이기 때문에 휴대성이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디바이스 특징에 의해 손쉽게 타인을 만나거나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이 대단히 쉽다. 단지 파티 버튼을 누르고, 친구를 선택한 후 ‘플레이’ 버튼만 누르고 즐기면 된다.
FF의 경우 대부분 다대다 배틀을 하는데, 플레이어를 추가하거나 함께 게임을 시작하는 방법이 매우 직관적이며 간편하다. 그러나, 당연하지만 한명 또는 그 이상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게임내 커뮤니케이션 기능

만약 DOTA2나 LOL을 플레이 했던 경험이 있다면, 여러분의 실수에 대해 같은 팀 멤버로부터 거친표현 또는 가끔 인종차별적인 말도 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주로 마이크를 사용하는 초딩들이 그 주인공인데, 개인적 의견으로 음성채팅 지원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것 같다. 이때문에 필자로서는 FF가 음성 대화 기능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멋진 기능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독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Hearthstone 역시도 아직까지 음성채팅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제로 MOBA류의 게임 내 주요 대화수단은 플레이어들이 이미 등록되어있는 메시지를 쉽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ping 메시지 시스템이다. 즉, “따라와!”, “도와줘!”, “방어!” 등과 같이 짧고 간결한 메시지를 손쉽게 팀 멤버와 주고받을 수 있도록 미리 배려한 것으로, 실제로 긴박한 배틀 상황에서는 이정도의 단문만으로도 팀단위 배틀에 필요한 의미전달은 충분하다. FF에는 이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있는데, 결과로 실제 게임 중 그다지 팀 단위의 협력 플레이를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

길드 없음, 이벤트 없음

끝으로, MOBA류 게임의 소셜 기능은 팀단위 경쟁과 이벤트들에 의해 더욱 강력해진다. FF는 길드 기능이나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와 관련된 아무런 이벤트도 진행하지 않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플레이어들이 지속적으로 게임에 접속하도록 만드는 "소셜 압박"이 없다. 예를들어, 만약 내가 어떤 팀의 멤버이며, 팀 순위전 등이 진행중이라고 생각해보자. 분명히 나는 팀에 기여하고자 하는 일종의 “소셜 압박”을 느낄 것이며 이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접속하여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으려 노력했을 것이다.


수익창출능력 - LoL을 따라했지만 근처에도 못간...


일단 한가지 분명히 하고 넘어가자. Riot의 League of Legends를 제외하고는 세상에 나온 지 5년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일년에 6천억원이나 벌어들이는 게임은 없다. MOBA 장르 2인자인 Valve의 DOTA2 조차도 2013년 매출이 고작 800억원 수준에 그치는 등  매출규모면에서 LoL의 근처에도 못가고 있다. 2위가 이런데 하물며 5위 또는 10위 게임의 년간 매출은 알아서 상상하시라.


League of Legends는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MOBA류 게임이 돈을 버는 방법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지존인 LoL이 하고있는 방법을 살짝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LoL 매출의 메인 드라이버는 플레이어들이 특정 시점에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를 제한하도록 하는 ‘champion cycle’ 시스템 되겠다. Riot은 매주 챔피언들 중 일부를 선정하여 플레이어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매주 사용 가능한 챔피언들을 새롭게 교체하여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녀석들을 사용해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게임에 돌아오도록 만들고 있다. 결국 리텐션과 충성도 모두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발견할 경우 다음주에도 계속해서 사용려면 해당 캐릭을 구입해야 하므로 결제 유도를 위한 훌륭한 떡밥 역할도 수행한다.

이와 같은 캐릭터 로테이션 시스템이 수년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저들에게 먹히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들이 게임에 추가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유저간 경쟁이 극도로 중요시 되는 게임에서 정기적으로 캐릭터 로테이션과 함께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는 것은 게임 내 밸런스에 적지않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므로 플레이 패턴이 고착화 되는 것을 막는 동시에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LoL은 주로 캐릭터를 팔아 통해 돈을 벌고 있다.
LoL에 캐릭 종류가 조낸 많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신규 챔피언들이 등장할 때 그 효과성을 극대화 하기위해 Riot이 취하는 챔피언 물갈이 전략(Skimming Strategy)는 대략 다음과 같다.
  1. 업데이트에 앞서 커뮤니티 작업을 통해 신규 챔피언들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인다.
  2. 신규 챔피언들을 의도적으로 OP(Over-Powered)캐릭터로 밸런싱 한다.
  3. 각종 광고 및 프로모션과 함께 신규 캐릭들을 게임에 업데이트 한다.
  4. 캐릭 자체가 강력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조낸 구입한다.
  5. 당근 의도된 OP캐릭이 등장했으므로 “영자님들아, 신규 캐릭 너무 쎔. 너네 테스트 제대로 한 거 맞음? 기존 유저 조때란 얘기임?” 하면서 유저 커뮤니티에 불만이 쏟아진다.
  6. 그러면 Riot는 커뮤니티, 포럼 등에 “여러분들이 아직 신규 캐릭 공략 방법을 몰라서 그런거심. 조금만 더 연구해 보삼” 하고 눈탱이를 친다.
  7. 결국 별로 신규 캐릭을 원하지 않았던 유저들도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신규 챔피언을 구입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극대화 됌.
  8. 일정 시간 지나면 “데헷~ 유저 너님들의 지속된 의견을 수렴하여 밸런싱 수정 하겠음” 해버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라 쓰고 “다음 신규 캐릭터 업데이트가 준비되면”이라고 읽어야 함 (역: DOTA2와 LoL이 밸런싱 조절하는 방법의 방법론적 차이에 대해 inven에 올라온 멋진 글이 궁금하면 여기 참조).

히어로 로테이션과 꾸준한 신규 캐릭터 추가 외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챔피언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캐릭터 스킨상품도 판매하고 있으며, 배틀 시 획득하는 soft currency의 양을 2배로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부스트’ 아이템들도 깨알같이 판매하고 있다.


그럼 Fates Forever는 어떤식으로 돈을 벌고있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FF는 돈을 전~혀 못벌고 있다. 정식 출시 당시 Apple feature를 받았는데, feature 버프의 힘으로 한 때 iPad top grossing 150위 까지 오르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쭈욱 내려갔으며 다시는 top grossing 화면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사전에 진행했던 약 1년에 걸친 soft launching 기간까지 고려했을 때, 개발사 입장에서는 졸라 크리가 터진 것이다. 

이제 필자가 생각하는 FF가 좆망의 길을 걷게된 원인을 하나하나 적어보았다.

1. 캐릭터 판매

FF에서도 캐릭터 로테이션이 매출의 핵심 축이긴 하다. 다만 신규 캐릭터들을 게임에 추가함에 있어 LoL의 경우처럼 OP 캐릭과 결합한 “skimming strategy”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대단히 진부한 방식으로 그냥 팔았을 뿐이다..

자! 이제 여러분이 어떻게 하면 리텐션과 매출 모두를 한방에 작살낼 수 있는 지 알랴 주겠다.
“현재 선택가능한, 그리고 향후 추가할 캐릭들까지 모두 한방에 제공하는 번들팩을 만들어라”
이 방법을 통해, 유저들은 아무리 여러분의 게임을 사랑하더라도 추가적으로 현질할 곳이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신규 캐릭을 구입하기 위해 게임 내에서 돈을 벌어야 할 이유도 사라지게 만듦으로써 성장 메커니즘까지 동작하지 않게 만들어 버렸다.
FF의 개발사는 게임의 글로벌 런칭에 맞춰 단돈 $20 짜리 번들팩을 내 놓았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현재 게임에 존재하는, 그리고 앞으로 추가될 모든 캐릭터까지 몽땅 퍼주는 그런 어마무시한 번들 팩이다. 이 때문에 FF가 맘에들어 기꺼이 큰 돈을 쓸 준비가 되어있는 유저들까지도 현질의 최대치를 $20로 제한해 버렸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하는 동기까지 제거해 버렸다.

다시 말하면, 이미 나는 $20 지불하고 게임에 존재하는(그리고, 존재 할) 모든 캐릭터들을 갖고 있으므로 플레이를 통해 얻어야 하는 soft currency 따위에는 아무 관심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굳이 자주, 그리고 지속적으로 게임을 해야 할 이유도 함께 사라지게 되어버린 것이다.

2. 기술적 어려움들

1년이란 시간을 soft launch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인 Hammer & Chisel은 기술적 장벽을 크게 극복하지 못했다. 구세대 iPad mini의 경우는 조낸 프레임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한참 게임이 달아 올랐을 때 crash되어 버리곤 한다. 결국, FF의 타겟 시장은 iPad가 아니라 ‘최신 iPad’라고 하는 대단히 한정된 디바이스의 시장으로 좁혀져 버렸다.

3. 리텐션  확보요소 부족

첫 째, 이벤트나 길드같은 유저간 (혹은 팀간) 경쟁 요소 및 소셜 기능의 부재는 플레이어들을 붙잡는 능력을 대단히 약화시켰다. 또한, 아무리 열심히 하는 유저라 할지라도 ‘성장’에 대한 느낌을 받을 수 없다. 물론, 레벨을 올릴 수는 있지만 단지 그 뿐이다.

둘 째, 처음 접한 플레이어를 후킹하는 능력이 약하다. 최초 6 번의 배틀을 통해 게임을  체험하도록 한 것은 Hearthstone과 같은 방식이지만, 지루하고 제약이 많아 긍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없다. MOBA 게임 고유의 '재미'를 경험하도록 만드는 대신 FF는 단지 주입식으로 플레이 하는 방법만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만약 필자가 최초 플레이를 새로 만들게 된다면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 모드를 통해 유저가 NPC캐릭터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스테이지들을 설계할 것 같다. 어떤 버튼이 어떤 기능을 하는 지 일방적으로 학습시키는 데 집중하는 대신 플레어들로 하여금 NPC나 bot들을 통해 팀웍의 가치와 서로 다른 캐릭터들의 역할을 게임 중에 저절로 터득할 수 있도록 말이다.

단지 그럴듯한 비주얼에 그치는 게임을 만들었을 때


분명 Fates Forever는 훌륭한 요소들이 많은 게임이다. 그러나, 수많은 결점들이 발목을 잡았으며, 결과적으로 상업적 성공에는 실패한, 단지 틈새 상품이 되어버렸다. 
  • 비록 쉬운 접근성과 아름다운 비쥬얼을 지니고 있으나 MOBA 장르를 처음 접하는 유저를 유인하는 것에 대단히 서툴렀으며, 동시에 해당 장르에 익숙한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것에도 실패했다. 
  • 이해하기 쉽고 흥미를 끄는 캐릭터들을 창조했으나 어울리지 않는 제스쳐 기반 조작방식을 선택했다. 
  • ‘경쟁형 소셜 게임’이어야 하지만 아무런 소셜 네트웍도 지원하지 않으며, 경쟁요소도 존재하지 않는다. 
  • 끝으로, polishing된 제품이지만 혼란스러운 UI를 갖고 있으며, 낮은 사양의 기기에서는 원활한 플레이가 곤란하다.
경쟁형 게임의 끝판왕인  MOBA 게임을 만들 때 비쥬얼은 높은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
게임플레이, 밸런싱, 팀플레이 그리고 경쟁 메카닉 등이 그 근간이 되어야만 한다.
이 것은 ‘스포츠’이지 아름다운 ‘볼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FF는 비쥬얼적으로 뛰어나지만, 막상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뭔가 낚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픽은 단지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하나일 뿐이며,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멋진 비쥬얼 보다는 훌륭한 게임플레이가 훨씬 중요한 요소임이 많은 게임들에서 이미 증명되어 왔다. FF는 라이트하게 만들어진 MOBA장르의 좋은 예제이므로,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플레이 해 보기를 제안한다. 그렇지만, 모쪼록 FF만을 경험해 보고 여타 MOBA류 게임 전체를 일반화하여 평가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원문: 요기

역: 2014/09/29 Iron Smith